• Escape Maps: The Phantom
  • 인터랙티브 도큐멘터리, 다채널 영상 프로젝션, 위치 추적 센서, 커스텀 소프트웨어, 다채널 사운드,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가변설치, 2023
  • '맵 탈출 투어: 더 팬텀'은 '맵 탈출 투어(2022)'의 연작으로, 디지털 지도의 완벽함 속 숨겨진 틈에 대한 이야기를 이어간다. '맵 탈출 투어(2022)'가 업로드 되지 못한 공간에 대한 이야기였다면, 이번 작품에서는 지도 위 공간을 더 생생하게 만들어가는 리뷰어에 관해 이야기하고자 구글 지도의 '지역 가이드'시스템과 리뷰를 작성하는 유저 사이의 관계에 주목한다.

    '지역 가이드'는 '적절한'정보를 많이 업로드한 유저를 일컫는 명칭이자 배지(Badge), 레벨(Level) 등을 부여하는 시스템이다. 유저는 이를 위해 방문한 장소의 사진, 실용적인 정보, 감상 등개인적인 경험을 공유한다. 하지만 개인의 생동감 있는 경험은 인공지능에 의해 낱말로 쪼개져 데이터화된 후, 적합하지 않다고 판단될 경우, 탈락하게 된다. 이처럼 사용자이면서 동시에 플랫폼에 속한, 이중적인 위치에 놓인 유저들은 플랫폼의 가이드라인에 따라 자신의 경험을 데이터화하는 과정을 거친다. 그 결과 그들의 존재와 경험은 특정할 수 없는 수많은 데이터 중 하나에 불과한, '유령'이 된다.

    '맵 탈출 투어: 더 팬텀'은 유저들의 경험, 몸짓, 목소리 등 지도에서 배제된 데이터를 수집하고 재구성하여, 지도 위에 업로드 되지 못한 로우 데이터로 구성된 새로운 리뷰 경험을 제시한다. 길찾기 뿐 아니라 항공, 숙소, 배송 등 편리한 일상을 위한 컨트롤 타워로써 실시간 현재를 전제하는 디지털 지도 시스템에 대해 파헤치며, 지도가 현실을 재현하는 방식에 의문을 갖고 비판적인 시각으로 바라보고자 한다.

    ‘Escape Maps: The Phantom’ is a spatial interactive documentary, questioning how digital maps deals with the Affect (psychology). Alongside interviews with reviewers who bring the digital map to life, you observe how individuals' digitize their experience of feelings or emotions.

     'Escape Maps: The Phantom' focuses on the reviewers who make the spaces on the map more vivid. It highlights the the relationship between Google Maps' Local Guides system and the users who write reviews. We digs into the digital maps system and questions the affective data collection system of digital capitalism. Local Guide is a term and a system that grants badges, levels, etc. to users who upload a lot of appropriate information. Users upload personal experiences on digital maps, including photos, practical information, and impressions of places they visited. However, their vivid experiences are dissected into data by artificial intelligence and deemed unfit, leading to exclusion. Users, caught between being individuals and being part of the platform, go through the process of digitizing their experiences according to platform guidelines. As a result, their existence and experiences become indistinguishable among countless data points, becoming 'phantom.'
    Escape Maps: The Phantom collects and reconstructs the data excluded from the map, such as the users’ experiences, gestures, voices, etc., and presents a new review experience. Through the experience of meeting the Phantom attached by one's own shadow, this artwork reveals the implicit rules operating within the platform and the standardization of affect, while also questions about the relationship between affect and data, as well as technological power and individuals.
  • Artist Statement
  • 이 작품은 Escape Maps(2022) 시리즈의 연작으로, 디지털 지도에서 탈락된 데이터에 대한 이야기를 해오던 중, 지도에 작성된 수많은 리뷰와 리뷰어에 주목한 작품이다.
    이 작품은 단순한 호기심으로부터 시작되었다. 현대인은 여행 중 낯선 곳에 도달할지라도, 디지털 지도 앱을 켜서 주변 장소에 대한 리뷰를 파악하면 금세 그 지역의 로컬 맛집, 가게 등을 알 수 있다. 이것은 낯선 곳을 방문하는 여행자에게는 아주 소중한 빅데이터이다. 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시간을 쪼개어 작성해놓은, 끝도 없이 내려가는 리뷰 페이지를 바라보며 궁금해졌다. 이 많은 리뷰를 누가, 어떤 이유로 작성하는 걸까. 마치 칼럼 연재처럼, 정성스럽게 방문한 지역의 맛집을 소개하는 이 리뷰어는 누구일까. 리뷰어들은 무엇을 기준으로 리뷰 작성을 하는 걸까. 어떤 보상이 있는 걸까. 이 리뷰들은 누가 소유하는 걸까.
    작품 기획 초기에는 디지털 지도에 리뷰를 작성하는 유저들의 행위를 플랫폼 노동으로 바라보고, 디지털 자본주의가 어떻게 인간의 정동을 다루고 있는지 관찰하고자 하였다. 플랫폼 노동, 플랫폼 인클로저 등 현재의 기술 사회를 거시적 관점으로 바라보며 디지털 지도와 같은 거대 플랫폼들의 흐름과 정동에 대한 태도를 파악해나갔다. 플랫폼들은 단순 필요 데이터 제공 역할 외에 유저들이 자신들의 서비스를 가능한 오래 사용하고 머물 수있도록 길 찾기 외에 숙박, 외식, 부동산, 지역 개발 등 공간과 관련된 수많은 시장을 지도에 매핑하고 있었다. 그렇게 또 하나의 현실이 된 지도는 디지털 지도 위의 주민을 모집하기 위해, 재미있는 리뷰 시스템을 소개한다. 지도는 리뷰어들을 장려하고 더 많고 생생한 리뷰 데이터 수집을 위해 리뷰 시스템에 온라인 커뮤니티와 게이미피케이션을 도입한다. 디지털 지도 유저의 GPS 데이터를 기반으로 방문한 장소의 리뷰를 적극 장려하기 위해, 실시간으로 알람을 보내며, 리뷰 시스템이 설정해놓은 수준 이상으로 리뷰를 작성하면 명예 뱃지 아이콘과 함께 축하 이메일을 받기도 한다. 이제는 디지털 지도 내에 수십만 수백만 개의 리뷰 데이터가 글과 사진 심지어는 영상으로 남겨져 있다.
    그러다 문득 리뷰 페이지의 상단에 노출된 리뷰들은 어떤 로직을 갖고 있는 것인지 궁금해졌고, 이 많은 리뷰 데이터들은 어떻게 처리되는 것인지, 업로드되지 못한 리뷰는 없는 것인지 국내외 디지털 지도에서 직접적으로 탈락한 사례들을 찾으려 했다. 우리는 디지털 지도 유저의 인터뷰, 커뮤니티에 업로드된 게시글 등 리서치를 통해 다양한 이야기를 발견했다. 사진을 주고받을 때 모든 경로가 데이터로 기록이 되는데, 타인에게 받은 사진으로 리뷰를 작성하는 경우 평소보다 더 오랜 시간이 걸려서 리뷰가 업로드되었다는 한 인터뷰이의 이야기. 하드유저가 업로드 한 리뷰 사진 중, 가게 영업시간이 잘못 표시되어있음을 발견하고 촬영 이후 수정하여 다시 업로드했지만 더 정확한 현실임에도 불구하고 처리되지 않았다는 해외 리뷰어의 사례. 알 수 없는 알고리즘으로 인해 높은 레벨에 도달한 계정이 비활성화된 사례들. 유저들은 로컬 가이드 커뮤니티에서 어떻게 해야 계정이나 올린 글, 사진들이 삭제되지 않을 수 있는지, 또는 다시 되찾을 수 있는지, 리뷰에 좋아요를 많이 받기 위해서는 어떤 정보를 중점적으로 올려야 하는지, 어떻게 자신의 리뷰 레벨을 더 빠르게 올릴 수 있는지 등 서로 여러 가지 팁을 공유하기도 했다.
    이 모습들을 살펴보면서, 문득 지도 위의 수많은 리뷰들이 하나의 양식을 따르고 있는 것처럼 모두 한 사람의 목소리처럼 읽히기도 한다는 느낌을 받았다. 그래서 우리는 처음 접근 방식보다 조금 더 미시적 시점으로, 개인 그리고 정동의 디지털화에 좀 더 관심을 갖게 되었다. 지도 플랫폼에 리뷰를 작성하면서 유저들이 어떻게 자신의 경험, 감각, 기억 등의 로우(raw) 데이터를 포맷에 맞게 가공해가는지, 플랫폼에 맞는 "적절한 데이터"로 변환하는지 등 리뷰어의 이야기에 집중하기했다.
    결정된 방향을 토대로 인터뷰를 진행하며 가공되지 않은 그들의 경험, 감각, 몸짓, 목소리 등 압축되지 않은 로우 데이터들을 작품에 그대로 담고자 하였다. 동시에 지도 플랫폼에서 리뷰활동을 해온 유저들은 어떻게 자신의 감각과 경험을 리뷰로 변화시켜 왔는지, 플랫폼 사용자로서 자신만의 리뷰 작성 방식이 어떻게 정립되어 왔는지도 궁금했고, 이에 대한 이야기들이다. 때문에 직접적으로 지도에서 탈락된 사례 등 결과적인 데이터로 구성된 것이 아닌, 스스로가 인식하지 못하는 사이 어떻게 경험, 감각을 디지털화하는 것에 익숙해져 가는지, 무엇이 탈락되어가고 있는지 과정형 그리고 질문형의 작업이다.
  • Credit
  • Sound Design : Yihwan Lim
    Sound Engineering : Sewoon An
    Spatial Design: Jeong Yoon Ji
  • Exhibition
  • 2023. ZER01NE DAY 01 HABITAT, 에스팩토리, Seoul KR
  • Related W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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