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 The City
  • 3D 애니메이션, 인터랙티브 VR, 컬러, 사운드, 20분, 2020
  • 너무나 빠른 흐름으로 깊이 들여다 볼 틈을 주지 않는 도시. 마치 고속도로를 지나며 바라보는 창밖의 풍경처럼, 흐릿해진 하나의 배경 같았다. 이곳에서 우리는 도시의 행동을 더 이상 관찰하지 않고, 같은 곳으로 향한다. 사소한 사물들에 눈길을 멈추지 않으며, 수많은 사건들에 최소한의 반사적인 행동으로만 답할 뿐이다. 이런 우리의 반복적인 일상은, 도시 배경의 일부가 되어버리기를 수용한다.

    이러한 생각들에서 출발하여, 의식 없이 반복되던 장소, 규칙, 행동들을 의식하고 관찰하며 도시를 걷기 시작했다. 하루에 몇 시간씩, 우리는 평소에 알지 못했던 낯선 길과 길이 아닌 길들을 발길 가는 대로 목적 없이 느리게 걸었다. 그리고 그곳에서 우리는 고깔을 만났다.

    안전 고깔은 손이 닿지 않는 곳에, 풀숲에 누워있기도 하고, 거꾸로 있기도, 호스를 둘둘 말아 보관하는 용도로, 문을 막아두는 받침대로 쓰이고 있었다. 고깔은 마치 자기 자리에서 튕겨져 나와 도시 속에서 새로운 의미를 탐구하고 있는 것처럼 보였다.

    우리는 이 과정 속에서 발견한 도시의 고깔을 작품으로 데려와 가상의 연극을 구성했다. 더불어, 무의식의 반복을 탈피하고자 했던 기획의도를 담아 관객의 시선과 상호작용하도록 작품을 제작했다. 관객의 시선, 또는 의식은 역할을 잃어버린 공허한 고깔의 이야기를 깨우게 된다. 관객은 점점 현실에서 벗어난 자유로운 모습으로, 그리고 자유로운 공간으로 나아가는 고깔들을 감상하게 된다. 비선형적인 내러티브와 자유로운 공간 배치를 통해, 작품의 제목처럼, 익숙한 도시의 한복판에서 낯선 풍경을 경험하게 한다. 작품을 통해 우리가 어디에 있든, 지금 존재하는 공간에 얽매이지 않고 자유롭게 관계 맺을 수 있음을 이야기한다.
  • 고깔이 도시에서 튕겨져 나왔다.
    정지의 사인이었던 고깔은 방해물로 인식되고, 빠르게 지나가는 도시의 흐름 속에서 눈길조차 멈추지 못한다.
    모호해진 위치와 역할 속에 놓인 고깔은 자신의 위치를 찾아 헤매기 시작한다.
    풀숲, 소화전 위, 지하철 플랫폼 의자 아래.
    그는 어디로 가야 할까?
  • Credit
  • Sound : Seunghyun BAE
  • Exhibition
  • 2022. printf(˝Human odyssey˝) 미디어특별전: 휴먼 오디세이. 천안시립미술관, Cheonan KR
    2020. Sandbox Immersive Festival. Hangzhou CN
    2019. Creative Code. 아트센터 나비, Seoul KR
    2019. CREATOR RUNWAY. 한국 콘텐츠 진흥원, Seoul KR
  • Related Work
  • #길 위의 고깔들 #아트센터 나비 전시 #천안시립미술관 전시